2021년 3월 21일 일요일

[온라인 게임하다 플레이스테이션 복귀한 뒤 썰푼다]

      Photo by eberhard grossgasteiger on Unsplash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러 왔다.

뭘 쓸까 하다가 몇 달 전부터 머릿속에 멤도는 '온라인 게임' vs '콘솔 게임'이 오늘의 주제다. 


나는 어린시절부터 원래 컴퓨터 게임을 했다. 다들 알듯 추억의 삼국지 영걸전, 공명전, 조조전과 함께 삼국지 파워업키트 4, 퍼스트퀸 4, 커맨드 앤 컨커, 스타크레프트, 브루드 워, 디아블로까지 스타크래프트 베틀넷이 아니었다면, 나는 왠만하면 혼자서 머릿속에 이야기를 만들며 게임하는 것을 좋아했다. 비주류 케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 전략을 스스로 머리에 짜보기도 하면서 게임을 말 그대로 공부하듯(?)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온라인 게임 '리니지'가 찾아왔다. 처음 리니지를 할 땐 그 전 게임을 하듯 내 마음대로 했다. 검도 이것저것 주워보고, 케릭터도 내 마음대로 이것저것 키워봤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정보를 구할 곳이 많아졌고, 정보를 구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좋은지 알게 되고, 그 지독한 '비교'가 시작되었다. 


비교가 한번 시작되니 정말 끝도 없었다. 계속해서 내 애정어린 케릭을 지우기도하고, 다시 키우기를 자주 하곤 했다. (그놈의 축케릭 저주케릭) 그렇게 허리 건강과 맞바꿔서 케릭을 키워 그 당시엔 엄청 좋았던 켄트성의 혈맹에서도 활동해보았다. (오크성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여긴 수입보단 물약값이 더 나갔던 것 같다.) 게임을 지독하게 했지만, 이상하게 피곤하고 게임 자체가 주는 이야기 보단 혈맹 내에서의 대화가 더 재미있었다. 케릭터가 매력이 있다기 보다는 그 게임 안의 커뮤니티가 주는 즐거움과 이야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리니지는 안녕하고, 이런 저런 온라인 게임을 떠돌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났다. 

이 게임도 전공을 해야할 정도로 공부하고, 연구했다. 그런데 패치 한번 할 때마다 그놈의 티어를 나누고 비교하는 습성들이 사라지질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방향성과 이야기는 사라지고, 끌려가듯 게임을 하는 모습에 롤을 지워버렸다. 


몇 달간 게임 없이 건강하게 살았다. 그런데 또 심심한 그 시간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플레이스테이션을 샀다. 


문제는 10년이 넘게 온라인 게임을 하며 길들여진 효율과 티어의 굴레가 나를 감싸고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이 더 효과적이고, 무엇이 더 좋은지를 비교하면서 게임 자체의 스토리와 다양한 케릭터들의 매력을 잃어버렸다. 선택지가 주어지면 뭐가 더 좋은 선택이 될지 검색하며 게임의 스토리를 스스로 끝까지 알아버리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비참했다. 

게임 하나 하면서도 계속해서 비교하고, 그 자체를 즐기지 못하게 되버린 모습이 처참했다. 


문제는 그 성향이 삶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선택을 함에 있어서, 주저하게 되었고, 그 선택 후 주어지는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머릿속에 안개처럼 자리잡았다. 


이젠 온라인 게임은 하지 않는다. 콘솔게임만 할 것이다. (물론 요즘도 자주 하진 못한다) 

왜냐하면 콘솔 게임이 주는 느려도 괜찮은, 무드가 좋기 때문이다. 


삶도 그렇게 살고 싶다. 내 선택을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견지하고 살고 싶다. 


집을 짓는다면?

만약 집을 짓는다면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을 올리고 싶다. 다만, 경사로를 이용해서 지하는 경사로로 건축법상 지하이지만, 건물로서는 1층이 내 집의 2층인 집으로 짓고 싶다. 층고는 높게 하고 싶다.  2층에 서도 3층같은 느낌이 나도록. 계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