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2일 목요일

[음악감상에 대한 단상]















10대 시절에 취미생활은 '음악감상'이었다. 

CD Player에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구입한 뒤 침대에 누워 노래를 한 곡씩 천천히 음미하듯 듣곤했다. 타이틀곡을 가장 먼저 듣기도 했지만, 대부분 앨범의 Set list 순서대로 들었다. 

그래서 학창시절엔 친구들에게 나름대로의 숨겨진 명곡을 들려 주기도 하고, 알려주는 즐거움도 있었다. 아마 내 기억으론 그 당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노래 추천 부탁도 많이 받았고, 알려주는 것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을만큼 노래를 많이 듣고, 알았다 .


그렇게 노래들을 하나씩 음미하던 거의 유일했던 취미가 대학과 대학원 생활을 하고, 취직을 한 뒤에 사라졌다. 


내가 음악을 나의 집중을 위한 백색소음으로 변질시켰고, 가수들의 열정과 나에게 건내오는 가사의 메시지는 나의 집중을 위한 소모품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노래를 듣지 않고, 소비했던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최근 미국에서 생활하며, 다시 노래를 듣는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악을 편하게 접하게 하는 만큼 음악의 가치를 잊게도 만든다. 노래를 모아서 들려주는 유튜브 채널이 나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지만, 내가 노래를 스스로 찾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다시 앨범 전체를 듣기 시작했다. 밤 12시가 넘어 가족들도 모두 잠들고, 혼자 거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에어팟으로 노래를 듣는다. 


에어팟 프로의 노이즈 켄슬링은 너무 좋다. 날이 좋은 날은 밖에 아무 의자에 앉아서 햇살 아래 노래를 듣는다. 바람소리도, 주변의 소음도 사라진다. 


가사 한 구절, 한 마디, 한 단어 천천히 되뇌이며 들어본다. 그러다 보면 듣고 싶은 음악과 듣기 싫은 음악이 나뉜다. 신나고 경쾌한 노래, 차분하고 편안한 노래, 서정적이고, 구슬픈 노래 각각의 안에 담긴 가사가 어떠한지 생각하게 된다. 

하루를 보낸 나의 기분에 따라 그 노래의 색감도 변한다. 


미국은 느리다. 부모들은 여유롭게 아이들의 실수를 기다려준다. 

물론 미숙한 나의 영어 실력도 기다려 준다.(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다.)

느린 생활에 익숙해졌다 말하긴 어렵지만, 빠른 한국 생활에서 놓쳤던 것들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빠른 만큼 놓친 것이 분명히 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놓쳤을까? 

집을 짓는다면?

만약 집을 짓는다면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을 올리고 싶다. 다만, 경사로를 이용해서 지하는 경사로로 건축법상 지하이지만, 건물로서는 1층이 내 집의 2층인 집으로 짓고 싶다. 층고는 높게 하고 싶다.  2층에 서도 3층같은 느낌이 나도록. 계단은...